EP5. 1년 동안 돈을 모으기 위해 끊은 것들

2025. 6. 11. 21:26제테크/돈 관리

돈을 모으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많이 벌거나, 덜 쓰거나.
나는 대단한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아니다. 그렇기에 현실적으로 내가 택할 수 있는 건 **‘덜 쓰기’**였다.

하지만 단순히 무조건 아끼기만 해서는 절대 오래 못 간다.
그래서 나는 ‘아껴야 할 이유’가 명확한 항목을 중심으로 1년 동안 몇 가지를 끊었다.
그 결과,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소비 습관도 완전히 바뀌었다.

이 글에서는 1년 동안 돈을 모으기 위해 끊은 것들, 그리고 그로 인해 얻은 것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누구에게나 적용되진 않겠지만, 이 글이 자신의 소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1. 카페 커피

가장 먼저 끊은 건 카페 커피였다.
하루 1잔씩만 마셔도 한 달이면 10만 원 가까이 나가는 지출.
“일하는데 커피 한 잔 정도는 괜찮잖아?”라는 자기합리화를 해왔지만, 한 번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한숨부터 나왔다.

그래서 나는 텀블러에 직접 내린 커피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맛도 없고 귀찮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원하는 맛을 찾게 됐고,
출근길에 커피 사기 위해 줄 서는 시간도 줄었다.

커피 하나 끊었을 뿐인데 한 달 8~10만 원이 남고, 하루 아침 루틴도 훨씬 간결해졌다.


2. 네이버 쇼핑 구경

‘심심해서 들어간 게 결국 지출이 된다’는 걸 온몸으로 체험했다.
특히 밤에 침대에 누워 네이버 쇼핑, 쿠팡, 마켓컬리 등을 무의식적으로 스크롤하는 습관이 문제였다.

살 필요도 없던 리빙 용품이나 예쁜 유리잔, 할인한다고 뜨는 간식들을 클릭하고 결제하고…
그래서 나는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쇼핑 앱을 삭제했고, 로그인도 꺼뒀다.

대신 필요한 물건이 생겼을 때만 구매하되, 무조건 장바구니에 넣고 3일 후에 결제하도록 스스로 룰을 만들었다.
그 사이에 대부분의 제품은 ‘안 사도 되겠다’는 결론이 났고, 실제 소비도 확 줄었다.


3. 잡지식 콘텐츠 구독

예전엔 ‘정보는 무조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사용했다.
뉴스레터, 프리미엄 콘텐츠, 공부 앱 등 매달 나가는 구독료만 4~5만 원.
그런데 자세히 보니, 정작 자주 보는 건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모든 구독을 한 달 정지한 뒤, 진짜 필요한 것만 살려두는 방식으로 리셋했다.
결과적으로 구독료는 한 달 1만 원 이하로 줄었고,
남은 콘텐츠는 ‘정독’해서 보게 되면서 오히려 학습 효율이 높아졌다.

정보 과잉이 아닌, 정보 ‘선택’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경험이었다.


4. 배달 음식과 외식

배달을 끊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장 보고 요리하는 건 고역이고,
간편하게 앱으로 시키면 2~3만 원은 기본이다.

하지만 1년 동안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 배달은 딱 한 달 2회까지만 허용하는 룰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 끼당 식비 5천 원 이하로 맞추는 도시락과 간단 레시피를 준비했다.

처음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맛도 없었지만, 점점 익숙해졌고,
한 달 식비가 20만 원 이상 절감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건강도 좋아졌고, “배달비 아깝다”는 생각이 체화되며 소비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


5. 감정에 의한 지출

무기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는 쇼핑으로 기분을 달래곤 한다.
나도 “오늘은 내가 수고했으니까”라는 명목으로 아무거나 샀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지출은 남는 게 없고, 정작 통장만 비어간다.
그래서 나는 ‘기분 소비’를 하려는 순간, 그걸 글로 써보는 습관을 들였다.

“내가 지금 이걸 왜 사고 싶은 걸까?”
“진짜 필요한 물건일까, 아니면 지금 기분 때문일까?”

이런 질문만으로도 소비를 절제할 수 있었고,
감정 해소는 산책이나 글쓰기, 스트레칭 같은 무지출 활동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 얻은 것들

돈을 모으기 위해 ‘끊은 것들’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 내 소비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게 됐고
  • 실제로 저축이 눈에 보이게 늘었고
  • 감정과 돈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 더 중요한 소비를 위해 우선순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끊은 것들은 불편함이 아니라 ‘자기 인식’의 출발점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자존감도 함께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