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보너스가 들어왔을 때 하는 루틴 – 그 돈, 어디로 사라졌는가?

2025. 6. 12. 21:09제테크/돈 관리

보너스.
기분 좋은 단어다.
카카오뱅크에 “OO회사 급여 외 수입 입금”이라는 알림이 떴을 때,
머릿속은 벌써 바쁘다.
“한우 먹을까, 백화점 가볼까, 여행 한 번 갈까?”
기분 좋은 계획들이 튀어나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보너스를 받으면 더 빨리 돈이 사라진다.
내 월급은 30일을 버티는데, 보너스는 일주일도 못 간다.
왜일까?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보너스 루틴’을 만들었다.
보너스를 보너스답게 쓰되,
**흐름을 통제하는 ‘습관화된 처리법’**을 갖는 것이다.


✅ 1단계: 무조건 하루는 냅둔다 (심리적 거리두기)

보너스 입금 알림이 뜨면,
“바로 쓰고 싶다”는 충동이 먼저 온다.

이때 하는 건 단 하나.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

왜?
심리학적으로 돈이 생기면, 뇌는 ‘예산이 생겼다’고 착각한다.
즉,

"이 돈은 써도 되는 돈이다."
"이건 보너스니까 평소와 다른 소비를 해도 된다."

라고 스스로에게 허락을 해버린다.
그래서 하루 정도 아무 행동 없이 관찰만 한다.
“이 돈은 내 통장에 잠깐 와 있는 손님이다.”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이 하루가 충동적 소비를 크게 줄여준다.


✅ 2단계: %별 분할 처리 (자기 방식의 ‘분배 공식’ 만들기)

나는 보너스를 받으면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분배한다.

  • 50% 투자 (ETF, MMF, 자동이체 설정)
  • 20% 예비비(비상금) → CMA 계좌 이동
  • 20% 소비(보상용) → 오롯이 나를 위한 지출
  • 10% 부모님 용돈 or 기부 등 나눔

여기서 핵심은 단순한 퍼센트가 아니라
이걸 매번 똑같은 공식으로 반복한다는 것.

보너스를 ‘쪼개는 공식’이 없으면,
소비부터 하고 나머지를 남기는 구조가 되어버린다.
그러면 남는 건 늘 ‘없음’뿐이다.

‘투자’와 ‘나눔’을 고정해두면,
돈이 나를 흘러가는 게 아니라,
내가 돈을 먼저 배분하는 주체
가 된다.


✅ 3단계: 소비 항목은 사전에 ‘명분 있는 계획’ 세우기

보너스를 아예 안 쓰는 것도 스트레스다.
그래서 ‘쓰는 돈’은 사전에 계획해둔다.
내가 정한 원칙은 이렇다.

  • 평소 갖고 싶었지만 참았던 것 (노트북 업그레이드, 운동화 등)
  • 나의 생산성을 올려주는 소비 (피트니스 등록, 의자 교체 등)
  • 가족과의 경험적 소비 (부모님 외식, 여행 예약 등)

이렇게 쓰면,
소비 후의 죄책감이 사라지고 ‘잘 썼다’는 만족감이 남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획된 소비’라는 루틴이 만들어진다.


✅ 4단계: 전월 보너스 사용 리뷰 작성 (작은 결산 회고)

마지막 단계는 5분 정도면 끝난다.
“지난번 보너스는 어떻게 썼지?”
이걸 정리해두는 것이다.

나는 노션에

  • 날짜
  • 보너스 금액
  • 분배 비율
  • 후기
    를 써둔다.

예를 들면 이렇게 적는다.

2024년 12월 보너스 / 총 280만원

  • ETF 자동이체 140만원
  • 비상금 60만원
  • 가족 외식 + 운동화 구매 60만원
  • 부모님 용돈 20만원
    ✔ 후기: 소비 항목에 만족도 높았고, ETF 성과도 나쁘지 않음.
    ✔ 다음에는 여행 항목도 고려해볼 것.

이렇게 회고를 쌓으면,
내가 어떤 소비 패턴을 갖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보인다.


🌱 결국, 루틴은 ‘나만의 기준’ 만드는 것이다

보너스는 똑같이 받아도
어떤 사람은 한 달 뒤에 아무것도 안 남고,
어떤 사람은 그 돈이 자산이 되어 돌아온다.

그 차이는 돈을 대하는 태도,
‘루틴’에 있다.

루틴이란, 누군가의 성공방식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기준과 리듬을 만들어서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보너스도 결국은 연봉의 일부다.
가벼운 기분으로 다뤄선 안 된다.
그 돈이 내 1년을, 3년을, 10년을 바꿀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