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영끌” 하지 않고 차곡차곡 모은 전세금

2025. 6. 13. 11:50제테크/돈 관리

‘빚 없이 내 집 마련의 첫걸음,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어떻게 전세금 마련했어요?"
첫 자취방 계약할 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었다.
요즘엔 전세도 웬만한 금액이 아니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지만,
나는 무리한 대출 없이 차곡차곡 모아 전세보증금을 마련했다.
그 과정을 조금 자세히 풀어보려 한다.


📍 출발선은 평범했다

나는 흔한 직장인이다.
첫 월급은 200만 원대 중반, 사회 초년생의 흔한 소득이었다.
하지만 자취를 목표로 두고 있었기에, 입사 초기부터 월세가 아닌 전세를 목표로 잡았다.
그때부터 내가 한 일은 단순했다.
바로, **‘영끌 대신 시간 분할’**이었다.


1. 목표 금액 설정부터 현실적으로

전세 목표금액을 처음부터 1억 이상으로 잡지 않았다.
내 연봉과 저축 가능 금액을 고려했을 때,
보증금 4천~5천만 원 선의 원룸이 가장 현실적인 첫 목표였다.
‘작더라도 내 보증금으로 입주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준을 낮추자
불안한 대출 없이도 가능한 시나리오가 보이기 시작했다.


2. 목돈 마련의 핵심은 고정 루틴

전세금은 목돈이다.
그렇다면 정기적이고 고정적인 저축 루틴이 필수다.
나는 월급날이 되면 아래와 같은 자동 이체 루틴을 만들었다.

  • 급여 수령일 → 바로 CMA 계좌로 100만 원 이체
  • 잔여 급여로 생활비/비상금 등 분산
  • CMA에서 일정 금액은 매달 적금·ETF 투자 병행

이 구조를 유지하면, 3년 차에는 4천만 원 정도의 목돈이 가능하다.
작은 액수를 반복해 모으는 것 외엔 다른 비법이 없었다.


3. ‘지출 통제’보다 ‘지출 설계’

단순히 소비를 참는 건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소비를 통제하는 대신 예산을 설계했다.

  • 매월 소비 예산을 5가지 항목으로 나눠 배분
    (식비, 교통비, 생활비, 여가비, 예비비)
  • 체크카드를 ‘생활비 카드’, ‘여가비 카드’로 분리
  • 월말엔 소비 리포트를 기록하며 다음 달 전략 수립

이런 식으로 소비에 구체적인 목적을 부여하니,
불필요한 지출도 눈에 보이고 절약이 자연스러워졌다.


4. ‘중간 점검’이 동기부여가 된다

목표 금액을 모으는 데 있어 가장 큰 위기는 ‘의욕 저하’다.
한두 달 모아선 아무 변화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3개월마다 통장과 자산현황을 점검했다.

  • 총 자산 현황표를 엑셀로 관리
  • 전세금 목표까지 남은 금액 계산
  • 예상 달성 시점 예측 및 갭 조정

이 ‘중간 점검’은 나에게 실질적인 동기를 줬다.
그리고 처음 목표한 시점보다 3개월 앞서 전세 계약에 성공했다.


5. 소득을 키우는 쪽도 포기하지 않았다

저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소득도 꾸준히 성장시키려 노력했다.

  • 업무 능력을 키워 연봉 협상에 유리한 위치 만들기
  • 연말성과급, 인센티브는 100% 전세금 통장에 적립
  • 사이드 프로젝트(작은 프리랜서 일)로 부가 수익 창출

결국 전세금의 약 20%는 ‘부가 수익’으로 충당하게 되었다.
조금은 힘들었지만, 큰 대출 없이 집을 구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 “영끌 안 해도 된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

내가 전세금을 모은 방식은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꾸준하고 현실적이었다.

  • 소비를 줄이되, 삶의 질은 포기하지 않고
  • 작은 금액이라도 정기적이고 구조화된 방식으로
  • 돈이 모이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 대출 없이도 내 공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사실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어차피 영끌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그게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내가 선택한 방식은, 조금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