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 돈을 아끼는 것보다 ‘흘러나가는 돈’ 잡기

2025. 6. 9. 20:59제테크/돈 관리

“이상하게 돈이 안 모인다면, 새는 곳부터 찾아야 한다”

돈을 모으는 데 실패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새는 돈을 막지 못한다는 것.

예를 들어, 오늘 점심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며 ‘그래, 오늘도 5천 원 아꼈어’ 하고 기뻐하지만,
다음 날 카드 명세서를 보면 **‘OTT 구독료, 거의 쓰지도 않는 웹하드 요금, 쓸데없는 자동결제’**가 여전히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걸 보면 돈을 모으는 데 진짜 필요한 건 절약이 아니라,
‘흘러나가는 돈’을 정확히 파악하고 통제하는 능력이다.


흘러나가는 돈이란 무엇인가?

흘러나가는 돈이란, 내가 의식하지 못한 채 꾸준히 빠져나가는 돈을 말한다.
한 마디로 **“신경도 안 쓰는데 매달 자동으로 나가고 있는 돈”**이다.

대표적인 예시를 보자.

  • OTT 구독료 (넷플릭스, 왓챠, 유튜브 프리미엄 등)
    → 막상 한 달에 두세 번 보는 수준인데도 자동결제로 1만~2만 원씩 빠져나간다.
  • 클라우드 저장소 요금, 웹하드 정액제
    → 처음에 1년 무료에 혹해 가입했다가 까먹은 경우 많다.
  • 사용하지 않는 정기구독 서비스
    → 뉴스레터, 앱 유료 버전 등.
  • 계획 없이 사용하는 신용카드 할부
    → “이번 달은 별로 안 썼는데 왜 잔액이 없지?”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 공과금, 통신비의 숨은 요금
    → 필요 없는 유료 부가서비스, 쓰지 않는 유선전화 요금 등이 숨어 있다.
  • 자기 계좌에서 자기 계좌로 빠져나가는 돈
    → 의미 없이 만든 예/적금, 자동이체에 묶여 실효성 없는 자산만 쌓이는 경우.

내가 실제로 경험한 ‘흘러나가는 돈’ 잡기 프로젝트

나는 2023년에 한 번 **“자동결제 청소”**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생활비는 분명 줄이고 있는데도, 항상 통장에 돈이 남지 않아 이상했다.

그래서 한 달간 내 통장에서 나가는 모든 자동이체 내역을 엑셀로 정리했다.

항목금액사용 여부
넷플릭스 14,500원 거의 안 봄 (삭제)
구글 드라이브 100GB 2,400원 대체 가능 (삭제)
네이버 멤버십 4,900원 쿠팡으로 대체 중 (삭제)
쿠팡 와우 4,990원 주 사용 서비스 (유지)
다음카페 정기후원 10,000원 잊고 있었음 (삭제)
 

한 달에 사라진 ‘의미 없는 지출’만 3만~4만 원 수준.
연으로 환산하면 36~48만 원이다.
이걸 ‘절약’해서 모은 것이 아니라, ‘없애서’ 모은 것이다.
체감이 확 왔다.


새는 돈을 막는 3단계 방법

1단계. 전체 자동이체 내역 확인하기

월급통장, 체크카드, 신용카드… 모두 확인해야 한다.
각 금융사 앱에는 ‘자동이체 조회’ 기능이 있으니 그것부터 뒤져보자.
카드사 앱은 ‘정기결제 관리’ 메뉴가 따로 있다.

: 통장 거래 내역을 1년 단위로 엑셀에 내보내기하면 편하다.
처음엔 귀찮지만 한 번 해보면 진짜 돈 쓰는 구조가 보인다.


2단계. ‘자주 쓰는가?’ 기준으로 유지/삭제 분류

다음 질문을 해보자.

  • 이 서비스를 1주일에 한 번 이상 사용하나?
  • 대체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는 없나?
  • 가족 계정을 통해 함께 쓸 수는 없나?

1년 넘게 아무 생각 없이 나간 돈 중, 실제로 내 삶의 질에 기여한 건 많지 않았다.


3단계. 정기구독을 정리하고 ‘리뷰 주기’를 설정

정리만 하고 끝내면 안 된다. 새는 돈은 또 생긴다.
그래서 나는 매 6개월마다 ‘자동결제 리뷰’ 알람을 캘린더에 넣어뒀다.

그때마다 다시 구독 서비스를 확인하고,
기준을 ‘자주 쓰는가?’와 ‘다른 방법은 없는가?’로 재점검한다.
이 작은 습관 하나로 매년 50만 원 넘게 지출을 줄였다.


돈을 모으고 싶다면, 절약보다 구조를 바꿔라

‘점심 한 끼 줄이고, 커피 한 잔 안 마시는’ 식의 절약은 멘탈을 소모한다.
하지만 흘러나가는 돈을 막는 건 체감도 크고, 한 번 정리하면 노력 없이 지속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거다.

흘러나가는 돈을 막는 순간, 내 돈은 내가 통제하는 구조로 바뀐다.

그 순간부터 진짜 돈이 모이기 시작한다.
나도 점심값은 잘 안 줄이지만, 흘러나가는 돈은 무섭게 잘라낸다.

돈을 아끼는 것도 좋지만,
내가 모르는 새 나가고 있는 돈부터 먼저 막자.
그게 돈을 모으는 첫 번째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