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30. 21:54ㆍ제테크/돈 관리
– 나도 모르게 흘러간 돈, 그리고 통제의 시작
그날 아침,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자가 왔다.
“6월 카드 청구 예정금액: 1,497,800원”
순간 심장이 덜컥.
‘내가 뭘 이렇게 썼지?’
계좌에 있던 돈은, 그 금액보다 한참 아래였다.
이 글은 그날의 멘붕을 기록한 반성문이자,
내가 다시 돈을 통제하게 된 계기를 정리해두는 글이다.
1. 문제의 시작은 ‘기억나지 않는 소비’였다
카드 내역을 열어보니,
무언가 특별한 소비는 없었다.
명품을 산 것도 아니고, 여행을 간 것도 아니었다.
대신 반복되는 소비가 있었다.
- 스타벅스 5,800원
- 점심 배달 12,000원
- 편의점 간식 4,300원
- 야간 택시 17,000원
- 쇼핑 앱 38,000원
- 배달 어플 구독비 4,900원
- OTT 정기결제 9,500원
- 금요일 회식 후 2차 45,000원
이 모든 걸 합치니 140만 원이 넘었다.
‘큰돈 안 썼는데 왜 이렇게 많이 나왔지?’
이게 바로 소비가 통제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2. 소비 패턴 자가 진단
한 달 간의 소비 내역을 엑셀에 옮겨봤다.
항목을 나눠보니 명확해졌다.
식비 (외식+배달) | 53만 원 | 35% |
쇼핑 (의류, 잡화) | 25만 원 | 17% |
구독 서비스 | 4.5만 원 | 3% |
교통 (택시 등) | 12만 원 | 8% |
술자리/모임 | 23만 원 | 15% |
커피/간식 | 9만 원 | 6% |
기타 (청소용품 등) | 14.3만 원 | 10% |
→ 고정지출은 따로 있었고,
순수하게 내가 ‘생활’하며 쓴 돈만 140만 원이 넘었다.
문제는 이 소비가
“의식 있는 선택”이 아니라,
그냥 흐르듯 쓰였다는 점이다.
3. 멘붕에서 벗어나는 셀프 처방전
내가 실천한 몇 가지 소비 통제 루틴을 공유한다.
✅ 1. 모든 소비 ‘메모’하기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지출 메모.
카드든 현금이든 하루 1분 투자해서 쓴 내역을 적는 것.
단순하지만, 이 습관 하나로
‘지출 감각’이 돌아온다.
→ “내가 이걸 왜 샀지?”를 하루 한 번이라도 자문하게 되니까.
✅ 2. 고정지출 제외하고 월 지출 한도 설정
나는 월 60만 원으로 정했다.
외식+카페+택시+잡화 전부 합쳐서 이 안에 써야 한다.
→ 한도제한 체크카드도 발급했다. 이거 은근 강력하다.
✅ 3. 구독 서비스 점검
정기결제 내역을 전부 모아봤다.
– OTT 3개
– 클라우드
– 음악 스트리밍
– 배달 앱 멤버십
총 6개, 월 3만 원 넘는 고정지출이 매달 빠져나갔다.
→ 2개만 남기고 전부 해지.
필요하면 다시 가입하면 된다.
✅ 4. ‘카드 결제 전 5초 멈춤’ 훈련
결제 직전 “이건 카드값 내고도 후회 안 할 소비인가?”
이 질문 하나만 던지는 습관을 들였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일주일 만에 효과가 생겼다.
4. 소비를 통제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
카드값을 줄인다는 건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게 아니다.
그건 곧,
- 내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고
-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었다.
가끔은 쓸 수도 있다.
가끔은 사치도 괜찮다.
하지만 그 모든 소비가
내가 원하는 방향에 가까워지게 쓰여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카드값은 나를 괴롭히는 숫자일 뿐이다.
5. 한 달 후의 변화
실천 한 달 뒤,
내 카드 청구 금액은 82만 원이었다.
이 중 꼭 필요한 고정비 제외하면,
생활비는 약 45만 원.
✔ 커피 줄이기 → 주 5회 → 주 2회
✔ 배달 끊기 → 직접 장보기 + 도시락
✔ 쇼핑 줄이기 → 찜하기만 해놓고, 다음 달에 재검토
물론 처음엔 답답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더 자유로워졌다.
무언가를 안 사도 괜찮다는 자신감.
돈이 있어도 막 쓰지 않는 습관.
이게 진짜 ‘내 돈의 주인’이 된 느낌이었다.
마무리: 내 통장은 내가 지킨다
카드값 보고 멘붕 오는 순간, 누구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을 그냥 넘기면
다음 달에도, 그다음 달에도 같은 멘붕이 반복된다.
중요한 건 깨달았을 때 바로 행동하는 것.
오늘 이 글을 본 당신이라면,
지금 카드 내역을 한 번 열어보자.
작은 지출부터 점검하고,
한 달만이라도 ‘지출 리셋’에 도전해보자.
멘붕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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