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6. 19:06ㆍ제테크/돈 관리
직장 근처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많다.
아침엔 출근 전 커피 한 잔,
점심 먹고 나서는 디저트와 함께 아메리카노 한 잔,
가끔은 퇴근길에도 습관처럼 들르곤 했다.
정신없던 하루를 마무리할 때, 따뜻한 커피 한 잔은 분명 위로가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커피를 사 마시는 거지?’
‘이거 다 합치면 한 달에 얼마일까?’
그날 가계부를 열고 직접 계산해봤다.
- 아침 커피 4,500원 × 주 5일 = 22,500원
- 점심 후 디저트 카페 5,000원 × 주 3회 = 15,000원
- 퇴근길 1잔 (주 2회) × 4,500원 = 9,000원
총합 약 46,500원/주 → 약 186,000원/월
이건 거의 ‘의식주’ 다음으로 큰 항목이었다.
나는 커피를 ‘필수재’처럼 쓰고 있었던 것이다.
도전: ‘1일 1카페’ 끊기
그래서 다짐했다.
“이번 달엔 절대! 직접 카페에 가지 않는다.”
(지나가는 길에 커피를 사는 것도 포함해서 금지)
처음엔 무척 불편했다.
아침에 텅 빈 손으로 출근하는 게 어색했고,
점심 후 앉아 쉴 공간이 없는 게 불편했다.
특히 친구가 “카페 가자” 할 때마다 유혹이 심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 기준을 정해뒀기에, 버틸 수 있었다.
1주 차 – 마음의 허기, 습관의 무게
커피가 없다고 업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계속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다.
알고 보니 커피 그 자체보다, 카페에 들렀다는 행위가 주는 위안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대안을 찾았다.
- 아침엔 집에서 커피 내려 텀블러에 담아오기
- 점심엔 편의점에서 탄산수나 두유 구입
- 퇴근길엔 무조건 집으로 직행
대신 이렇게 아낀 금액은 매일 가계부에 기록했다.
1일 1카페 대신 ‘1일 1저축’ 시스템.
의외로 성취감이 컸다.
2주 차 – 작은 변화들이 주는 여유
둘째 주부터는 생각보다 평온했다.
텀블러 커피가 익숙해졌고,
오히려 “오늘은 커피 안 사니까 점심 메뉴는 더 여유 있게 골라도 되겠다”는 마인드도 생겼다.
재밌는 건 시간이 남기 시작했다는 점.
카페에 가는 데 쓰던 20~30분이 사라지자,
그 시간에 가벼운 산책도 하고, 가계부를 더 꼼꼼히 쓸 수 있었다.
돈도 절약되고, 시간도 생기고,
무엇보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예전엔 카페에서 ‘의무적으로’ 앉아 있었던 느낌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선택이 내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다.
3주 차 – 유혹과 타협의 시간
셋째 주는 유혹이 가장 심한 시기였다.
프로젝트 마감, 야근, 회식 후 피곤함.
“오늘 하루쯤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커피 한 잔이 3주간의 도전을 깨뜨릴 만큼 중요한가?”
대부분의 경우, 답은 아니었다.
무너지지 않고 버티니 오히려 자존감이 올라갔다.
‘나는 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
4주 차 – 확실한 변화와 남은 것들
마지막 주에는 커피 생각이 거의 나지 않았다.
물론 향이나 분위기가 그리울 때는 있었지만,
이젠 그게 ‘없으면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 달간 카페에 가지 않고 내가 아낀 금액은 약 17만 원.
이 금액은 바로 청약통장에 입금했다.
처음으로 ‘커피 대신 전세 자금 마련’이라는 연결이 생긴 순간.
게다가 신기하게도 살이 빠졌다.
카페 디저트를 함께 끊으니 군것질도 줄었다.
몸도 가볍고, 통장도 가볍지 않다.
지금은 어떻게?
완전히 카페를 끊은 건 아니다.
다만 **커피가 ‘기본값’이 아니라, ‘선택’**이 됐다.
평일엔 거의 집에서 마시고, 주말에 친구 만나러 나갈 때 12회 정도.4만 원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만 해도 한 달 3만
카페는 이제 나에게 ‘피로회복제’가 아니라
‘보상과 여유를 위한 공간’이다.
마무리
‘1일 1카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져간다.
단순한 4,000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안에는 습관, 감정, 시간, 그리고 자기 통제력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단 한 달만,
습관을 의심하고 바꿔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되찾을 수 있다.
금전적 자유, 시간적 여유, 심리적 안정.
그 시작은 하루 커피 한 잔을 멈추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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