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6. 19:10ㆍ주절주절/직장 생활
회사에서의 대화는 메신저에서 시작해 메신저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회의 요청, 자료 전달, 일정 조율, 협조 요청까지.
심지어 감정 싸움조차 메신저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메신저 말투는 단순한 '글자'가 아니다.
말투 하나로 신뢰를 얻기도 하고, 괜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
문제는, **도대체 어디까지가 예의고 어디서부터가 거리감일까?**라는 것이다.
1. 너무 공손하면 오히려 부담? – 지나친 말투의 역효과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정말 죄송하지만 이 업무를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ㅠ"
"죄송합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정말 실례를 무릅쓰고 부탁드립니다..."
처음엔 예의 바르게 시작한 말투가 어느 순간부터는 과잉 공손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자신보다 연차가 낮은 사람에게 이런 말투를 쓰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
상대는 이렇게 느낀다.
"이거 이렇게까지 부담스럽게 부탁할 일인가?"
"오히려 내가 뭘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네..."
공손한 말투는 기본이지만, 너무 과하면 오히려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낳을 수 있다.
예의는 간결하고도 명확할 때 빛난다.
2. 반대로 너무 간결하면 무례?
예:
- “이거 오늘까지 부탁드립니다.”
- “ㅇㅇ”
- “보냄”
업무 효율을 위해 짧게 썼다지만, 이 말투는 차갑게 느껴진다.
특히 상대가 처음 대화하거나, 타 부서이거나, 공식적인 요청이라면 더 그렇다.
짧은 말투는 실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인간관계에는 거리를 만든다.
하루 8시간 이상을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무뚝뚝한 봇’처럼 말하면,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기 쉽다.
3. 기본은 ‘존중 + 간결 + 명확’
그렇다면 정답은 뭘까?
내가 정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존중은 기본값으로
- 이름은 꼭 불러주기 (ex. “김대리님, 확인 부탁드립니다.”)
- 감사 인사는 항상 붙이기 (ex.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게
- “오늘 중으로 부탁드립니다.”
- “이건 OO 부서 확인 후 다시 전달드리겠습니다.”
3. 감정은 줄이고 정보는 늘리기
- “이거 너무 급해서ㅠㅠ” → X
- “긴급 요청이라 오후 3시까지 전달 필요합니다.” → O
메신저 말투는 결국 업무의 일부다.
정확하고 예의 있게 전달하는 건, **‘일을 잘하는 습관’**이기도 하다.
4. 말투는 ‘상대’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같은 말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 동기나 친한 동료에겐 다소 가볍게
- “이거 끝나고 점심 같이 갈래요?”
“요건 나중에 봐도 돼~” - 선배나 상사에겐 존중과 함께 정보 중심
- “이 업무 관련해서 정리된 내용 전달드립니다.”
“요청 주신 자료는 첨부드렸습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 타 부서엔 항상 공식적이고 명확하게
- “OO팀 안녕하세요. OOO건 관련해서 협조 요청드립니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말투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눈치가 빠르다’는 평을 듣는다.
그 눈치는 결국 업무와 관계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5. 내가 자주 쓰는 메신저 루틴
나만의 기본 템플릿이 있다.
아래 문장만 익혀도, 어느 정도의 말투 밸런스는 유지된다.
- 시작 인사: "OO님, 안녕하세요 :)"
- 요청 시: "OO 관련해서 아래 내용 확인 부탁드립니다."
- 첨부 시: "자료는 첨부드렸습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 감사 인사: "항상 협조 감사드립니다!" / "바쁘실텐데 감사합니다 :)"
- 피드백 받을 때: "말씀 주신 내용 참고해서 반영하겠습니다."
이런 식의 말투는
딱딱하지 않지만 무례하지도 않고,
가볍지 않지만 부담스럽지도 않다.
메신저 말투는 ‘정중하지만 빠르게’가 핵심이다.
마무리
사내 메신저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다.
우리는 말투를 통해 동료의 성격, 태도, 심지어 업무 스타일까지 짐작한다.
그리고 그런 인상은 협업의 효율에도 영향을 준다.
예의 없는 말투는 결국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고,
지나치게 깍듯한 말투는 오히려 거리를 만든다.
메신저에서도 인간관계를 만드는 사람은,
언제나 ‘예의와 배려’를 기본값으로 둔다.
메신저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우리에게,
말투는 곧 인격이자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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